상주시

백화산, 금석의 자취를 따라 걷는 4시간의 여정

 

더뉴스인 주재영 기자 | 해발 933m의 백화산은 충북 보은군 사담리에서 시작해 정상까지 이어지는 원점회귀 코스가 인상적인 산이다. 보은의 정취와 역사적 흔적을 동시에 품은 이 산행길은 약 4시간이 소요되며, 걷는 내내 고요한 숲길과 성터, 폐사지, 암릉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탐방의 묘미를 선사한다.

 

사담에서 시작된 고즈넉한 여정

사담마을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가장 먼저 보현사를 지나게 된다. 고요한 산사의 분위기를 뒤로하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용초’라 불리는 맑은 샘터를 만난다. 이곳은 백화산 등반자들이 목을 축이며 잠시 숨을 고르기에 좋은 곳이다.

 

두 갈림길 지나 폐사지로

첫 번째 갈림길과 두 번째 갈림길을 지나며 완만한 능선과 오르막이 교차한다. 두 번째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한 ‘보은사터’에 도착한다. 터만 남은 폐사지에는 아련한 옛 절터의 흔적이 남아 있고, 이곳을 지나며 자연과 역사 사이를 걷고 있음을 실감한다.

 

금돌성과 백화산 정상

보은사터를 지나면 금돌성터에 도착한다. 백화산의 대표적인 유적지로, 삼국시대 신라의 성곽으로 추정되는 이곳은 바위 위로 이어진 성돌이 시간의 풍화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성곽을 끼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백화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서는 속리산과 보은 들녘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등정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성터안부에서 목장터, 그리고 사담으로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안부갈림길과 성터안부를 지나게 된다.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하산길은 비교적 완만하며, 목장터라는 넓은 터를 지나 마지막으로 다시 사담마을에 이른다. 원점회귀 코스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이 코스는 등산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안겨준다.

 

여운을 남기는 산행

백화산은 험하지 않지만, 곳곳에 역사의 흔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단조롭지 않다. 고요한 사찰, 바위 위에 남은 성곽, 잔잔한 숲길을 따라 걷는 이 길은, 몸을 움직여 오르고 내리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정화시켜 주는 트레킹이다.

 총 소요 시간: 약 4시간▸ 난이도: 중▸ 추천 계절: 봄·가을(여름에도 계곡 바람이 시원함)▸ 유의사항: 일부 구간은 이정표가 적으므로 사전 경로 숙지 필요

 

자연과 시간의 깊이가 녹아든 백화산. 한 번쯤은 그 품 안에 들어가 느릿한 걸음으로 산을 오르며, 과거의 자취와 현재의 고요를 함께 만끽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