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뉴스인 주재영 기자 | 고양시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믿기 힘들 만큼 순수한 자연의 품이 펼쳐진다. 바로 장항습지다. 2021년 5월 21일, 장항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서식처로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며 국내 24번째 등록 습지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국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는 이곳은 총 220만 평(7.49㎢)규모의 방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장항습지는 도시의 바쁜 일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한 풍경을 품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도심과는 전혀 다른 자연의 정취에 놀라며, 마치 또 하나의 세계에 들어선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탁 트인 하늘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 그리고 그 곁을 따라 펼쳐진 습지 생태계는 삭막한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힐링 그 자체다.
가장 인상적인 구간 중 하나는 20만 평에 이르는 버드나무 숲. 이곳을 따라 조성된 생태 탐방로는 고요한 풍경 속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숲의 향기와 습지의 생명이 온전히 다가온다.
눈길을 사로잡는 또 하나의 존재는 선버들이다. 장항습지는 국내 최대의 선버들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봄철이면 하늘거리는 선버들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이곳만의 특별한 풍경을 연출한다. 또한 습지의 귀여운 터줏대감인 말똥게도 장항습지의 생태 다양성을 상징하는 대표 생물 중 하나다.
이곳은 매년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도래 및 서식하는 철새들의 낙원이기도 하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수백 종의 동식물이 이 습지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장항습지가 얼마나 자연 본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도심에서 짧은 이동만으로 만날 수 있는 이 습지는 가족 나들이, 생태 체험, 사진 촬영 등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자연의 교실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진짜 자연과 마주하고 싶다면, 장항습지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고요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